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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경제

간판과 본질

by 덕민강 2021.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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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시장의 스타일 : 디펜시브, 바이오, 자동차, 중소형가치

나스닥 지수가 당분간 박스권에 머무르는 가운데, 디펜시브 스타일의 아웃퍼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테크, 자동차, 일부 중소형 가치주도 눈여겨 보자.

-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디펜시브 스타일, 헬스케어 섹터의 강세가 나타났다.

- 나스닥 지수는 당분간 통화정책을 고민하며 박스권에 머무르는 가운데 디펜시브 스타일의 아웃퍼폼 추이가 이어질 것이다.

- 바이오테크가 리오프닝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섹터와, 일부 중소형 가치주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1. FOMC 이후

12월 FOMC가 끝났다. 통화정책은 예상만큼 호키시했고, 이미 많이 걱정하고 있었던 시장은 반등하는 듯 보였으나 다시 급락했다. 필자는 지난 11월 말 발간한 자료에서,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는 알려질수록 시장에 안도감을 줄 것이나 미 연준은 당분간 hawkish할 것이며, 이에 나스닥 중소형 성장 테마주는 약세를 보일 것이고 IT와 자동차 등 코스피 대형 수출주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일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이번 자료에서는 기존의 견해를 점검해보고 새로운 변화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주식시장은 최근 디펜시브 스타일, 헬스케어 섹터에서 변화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으며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지속될까. 미국과 한국의 주식시장의 상황을 점검해 보자

 

 

2. 변화하는 주식시장의 스타일

1) 미국 디펜시브 스타일 강세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음식료, 통신 등 디펜시브 스타일 주식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기관투자자는 주식 편입 비중을 축소하고 포트폴리오 스타일을 바꾸며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가치/성장스타일 상대지수는 최근 큰 변화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다시 가치 스타일을 찾아 ARKK ETF의 성과와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BRK-B) 주식의 성과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2) 미국 지수 반등에도 스몰캡은 여전히 부진

주가지수는 반등했으나 상승은 일부 대형주에 국한되었고 중소형 테마주의 하락은 여전하다. 올해 S&P500 지수 상승분의 35%는 상위 5종목이 기여했다고 한다. 나스닥 종합 지수는 전고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수준이지만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주가가 높은 종목의 비중은 채 40%가 되지 않는다.

 

3) 미국 바이오테크의 강세

헬스케어 섹터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헬스케어 섹터 내에서도 주가 방향성이 갈리고 있다. 화이자가 코로나 경구용 치료제 개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는 동안 모더나와 바이오엔테크는 백신의 끝을 프라이싱하며 약세를 보였다. 화이자뿐 아니라 대형 제약사, 바이오테크 주식도 반등을 보이기 시작했다. 존슨앤존슨(JNJ), 일라이릴리(LLY), 암젠(AMGN) 등이다.

 

4) 한국 주식시장도 비슷한 흐름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IT, 자동차 등 수출 대형주의 강세 지속되는 가운데, 음식료, 통신 등 디펜시브 섹터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스타일 지수 상으로도 대형가치스타일 아웃퍼폼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대형 가치주의 랠리 속에 시멘트 등 일부 벨류 스타일 소형주도 강세를 보였다. 중국의 지준율 인하와 경기 부양 기대, 위안화 강세도 한국의 가치주 강세에 영향을 주었다.

 

 

3.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1) 나스닥 지수는 당분간 박스권에 머무르며 다음 방향을 모색할 것

나스닥 지수는 FOMC 이후 상당 폭 등락을 보였지만 여전히 큰 흐름에서는 박스권 내에 있다. 9월의 고점을 지지선으로, 두번 지지한 뒤 다시 반등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시장에 안도감을 주었지만, 그러나 실제로 테이퍼링 속도를 두 배 당기고 내년 금리 인상 예상을 3회로 올린 정책은 결코 만만하게 볼 것은 아니다. 지난 두 번 지지한 저가를 깰 만큼 더 강력한 악재도, 연준의 정책을 이겨내고 전고점을 돌파할 호재도 당분간은 보이지 않는다.

 

점차 VIX와 VXN(나스닥 변동성)가 안정되어 가면, 지수는 박스권 내에서 진폭을 좁히며 삼각수렴의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삼각수렴의 끝에서 지수는 어떤 방향성을 보일까? 언제쯤 시장을 움직일 재료가 나타날까? 역시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이다. 인플레이션 걱정이 좀 완화되든지, 긴축적 통화정책에 따른 경기부진 가능성이 부각되든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며 통화정책의 우려가 더 확대되든지, 통화정책에 새로운 정책방향성과 해석이 나타날 때 주식시장에도 방향이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 때까지 주식시장은 당분간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이다.

 

 

2) 지수 움직임이 제한된 가운데 디펜시브, 벨류 스타일의 상대적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와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기관투자자들의 디펜시브, 벨류 스타일 선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2차례든 3차례든 내년에 기준금리 레벨은 올라간다. 미국채 2년금리는 이미 많이 상승했고 물가상승률 레벨도 아직 높다. 내년을 준비하는 포트폴리오는 올해보다는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

 

 

3) 성장주에 투자한다면 당분간 보수적인 견해에서 트레이딩 접근

개인투자자의 경우 디펜시브 스타일로의 포트폴리오 변경이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어차피 승부가 몇몇 주도주 피킹에서 날 수 있다는 판단은 틀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애매한 장세에서 수익을 거두려면 종목 선정뿐 아니라 트레이딩도 잘 해야 할 것이다. 유동성이 축소되는 구간에서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처럼 주도주가 지속 상승하기는 어렵다.

 

올 가을부터 주식시장은 호키시한 정책에 대한 우려와 과도한 낙관 사이에서 트레이딩을 잘 해야 하는 구간에 돌입했다. 미국, 한국 시장의 테마주, 성장주는 이미 상당폭 조정받은 상황이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수 있다. 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으며 현금비중을 충분히 유지한 채로 저점에서 잘 사고 고점에서 잘 줄이는 선택이 당분간 성과가 좋을 걸로 보인다.

 

 

4) 리오프닝의 수혜는 자동차와 바이오테크가 될 수도

코로나 우려가 완화된 이후의 리오프닝 수혜주로 당장 여행, 레져 산업을 꼽을 수 있겠지만, 코로나 이후 세상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리오프닝 이후 여행만 정상화되는 것은 아닐 거다. 한국 증시의 경우 일부 여행, 레져 관련 종목은 코로나 발생 이전보다 주가가 더 높은 경우도 있어 주가 반등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가 해소된다면 사람들의 이동거리가 늘어날 것이고 자동차의 부품 수급과 생산차질도 완화될 것이다. 코로나 외의 이유로 병원을 다시 찾게 될 것이고 다시 난치병 치료에 지출을 할 것이고 임상실험이 다시 재개될 것이다. 언제까지 백신을 접종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5) 특히 바이오테크는 주가가 충분히 조정받은 종목이 많다. JPM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투자 실마리를 찾아보자.

코로나 이후 성장주의 초대형 랠리에도 불구하고 바이오테크 업종의 주가는 오랫동안 쉬었다. 과거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기대되었던 툴젠은 여러가지 논란을 거친 끝에 최근 코스피 시장에 이전상장되었으나 현재 시가총액은 고작 6,500억에 머무르고 있다. 그 만큼이나 바이오테크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것이다. 코로나 창궐 기간 동안 백신, 진단키트, 치료제 관련주가 랠리했고 바이오테크 주식은 쉬었다. 코로나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주가에서도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

 

주가가 오랫동안 쉰 것은 맞은데, 바이오테크는 단지 주가가 쉬었다고 오르는 산업은 아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비전이 필요하다. 2010년대 후반, 면역항암제와 치매치료제 개발 이후 변변한 기술이 나오지 않으면서 투자자는 방향을 잃었다. 일단 투자자들은 JPM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힌트를 찾으려고 할 것이다. 어떤 기업이 컨퍼런스에 참여하는지 확인하고, 어떤 기술이 부각받을지를 상상해보자.

 

 

6) 코스피 중소형 가치주에서도 예상치 못한 급등 종목이 나올지 모른다.

최근 일부 시멘트 주식이 상승한 것처럼, 코스피 중소형 가치주에서 예상치 못한 급등 종목이 발생할 수 있다. 주식시장의 스타일이 바뀌고 있는 건 알겠는데, 코스피에서는 액티브 매니저 입장에서 대형 가치주 중에서 사고 싶은 종목이 그리 많지 않아보인다는게 문제가 된다. 그나마 좀 괜찮아보이는 IT와 자동차는 그새 상당 폭 끌어올렸고, 씨클리컬 대형주도 한차례 반등이 나왔으니 따라가기는 망설여진다.

 

마침 내년 3월에는 대선이 예정되어 있다. 한국의 중소형 가치주는 국내 정책 방향에 큰 영향을 받는다. 과거 대북 테마주, 소부장 테마주 등 정책에 기반한 주식 랠리의 파괴력을 다시 생각해 보자. 대선 이후의 정책 수혜와 함께 벨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종목과 산업을 고민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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