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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경제

2021년 채권시장 돌아보기

by 덕민강 2021.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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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 2021년 채권시장, 코로나는 여전히 변수였음. 백신보급이 진행되었지만 N차 유행시기마다 채권시장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을 보임

• 코로나 유행의 장기화가 결국 인플레를 일으키며 통화정책 정상화로 이어짐. 주요 신흥국의 금리 인상이 이어졌고, 미국 또한 자산매입 규모 축소와 금리 인상 예고 등을 통해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 높임

• 코로나 유행은 점차 금융시장 내 상수화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2021년과 같이 2022년 채권시장도 여전히 물가가 주요 변수일 것으로 판단. 인플레 흐름이 약화될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가 일부 되돌려지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판단함

 

 

코로나는 여전히 변수. 인플레에 민감했던 한 해

2021년 국내 채권시장을 돌아보면, 2020년에 이어서 코로나 확진자수 증감은 시장의 변수로 작용했다. 코로나 백신 보급과 함께 점차적으로 상수화될 것으로 기대되어 왔으나, 새로운 변이의 등장과 함께 재유행이 진행되는 시기마다 채권시장은 강한 흐름을 보였던 것이다. 여름철 델타 변이 확산과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유행이 출현할 때 정부의 방역조치가 강화되는 양상이 이어졌으며, 이는 경기 개선 흐름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어 왔던 점이 채권시장 강세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특히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어 왔지만 오미크론 등장과 확진자수 급증에 따라 국내 방역조치가 강화된 영향 속에 12월 중 채권금리는 장단기물 모두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코로나 유행의 장기화는 결국 인플레를 일으키면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촉발시킨 주요 요인이었다. 주요 신흥국의 금리 인상이 이어졌으며, 한국은행 또한 금융안정을 위한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 또한 11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 정책을 시행했으며, 이 속도를 가속화하고 2022년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통화정책의 정상화 기대가 반영되었던 시기는 크게 1~3월과 9~11월 정도의 구간으로 볼 수 있다. 2021년 1분기에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등장과 함께 재정정책 확대 속 인플레 기대가 높아졌던 시기였으며, 당시 국내 물가 상승률 또한 1월에는 전년대비 0.6% 수준이었지만, 3월에는 1.5% 수준으로 높아졌고, 4월부터 최근 11월까지 물가 상승률은 2%를 상회하는 구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 장기화 속에 글로벌 공급망이 원활하게 작동되지 못하고, 주요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 공급 요인이 인플레 상승 압력을 더 높였다. 코로나 백신 보급과 함께 공급 요인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었고 이는 파월 연준 의장의 ‘인플레는 일시적’이라는 주장의 근거였다. 다만, 예상보다 코로나 유행이 장기화되고 공급망 정체가 심화되는 양상이 계속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높아졌고, 금융시장에서의 인플레에 대한 민감도가 상당히 높아졌던 점이 2021년 채권시장 변동성을 확대시켰던 주요 요인이었다.

 

한편, 2분기~3분기 중순 즉, 4~8월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고 있었음에도 장기물 금리는 하방 압력을 보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예상과 함께 오히려 경기에는 하방 요인이라는 분석이 장기물 금리 상승 흐름을 제한시킨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시 델타 변이 확산으로 거리두기가 강화되었던 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뿐만 아니라 수출 실적 측면에서 보면 완만한 우상향 기조를 보이기는 했으나 수출 개선 속도가 다소 완만해졌던 점도 작용하면서 장기물 금리에는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2022년 채권시장의 방향성에 있어서 주요한 변수는 역시 물가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공급측 요인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계속해서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당사는 BDI 지표 등을 감안할 때 공급망 정체 이슈는 다소 해소되고 있는 국면이라 판단하며 1분기 정도를 고점으로 물가 상승 압력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 경우 통화정책에 대한 정상화 기대가 약화되면서 시장금리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판단한다.

 

이와 같은 전망의 가장 큰 전제는 코로나 확산세의 ‘상수화’이다. 코로나 변이의 등장에도 백신 보급으로 대응하고 위드 코로나 정책이 일관적으로 유지되는 환경이 나타난다면 코로나 확산세는 점차적으로 시장에 ‘상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과 같이 새로운 변이 등장시 글로벌 정부들의 조치가 거리두기 강화 방향으로 나아가는 양상이 반복될 경우에는 시장의 인플레에 대한 민감도가 계속해서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한편으로는 수요 회복 흐름이 계속해서 이연되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번주 동향

이번주 국고채 금리는 오미크론 우려와 미 경기부양안 불확실성으로 하락하다 주 후반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도로 약세 전환하며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주대비 3.8bp 상승한 1.805%, 10년물은 5.9bp 상승한 2.212%로 마감했고, 10-3년 장단기 스프레드는 40.7bp 로 지난주(38.6bp)보다 확대됐다.

 

이번주를 기점으로 주요 중앙은행의 연간 통화정책회의 일정이 종료되었다. 지난주 ECB는 기준금리를 동결한 동시에 내년 3월로 긴급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겠다고 밝혔고, BOJ도 금리는 동결했으나, 통화정책 정상화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한편, 영란은행은 기준금리를 0.25%로 0.15%p 인상, 인민은행은 이번주 LPR을 인하하는 등 각국의 통화정책이 엇갈렸지만, 시장 예상이 크게 빗나가지 않아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국내 채권시장은 주 초반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글로벌 경제 봉쇄, 미국의 경기부양안 통과 불투명 등으로 리스크 오프 무드 형성된 영향에 강세를 이어갔다. 국고 5년, 20년물 입찰 또한 물량이 많지 않은 가운데 강세 분위기에 힘입어 무난하게 진행되었고, 이후로는 국채선물 롤오버에 주목하며 등락했다

 

그러나 롤오버 이후 재료 부재 속 외국인이 국채선물 순매도로 전환하자 금리는 전 구간에서 일제히 상승하며 최근 하락분을 되돌렸다. 대부분의 국내 기관들이 북클로징으로 매수 제한된 가운데 외국인 매도가 약세를 견인했으며, 2022년 국고채 발행 계획에 대한 경계 또한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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