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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과 경제

주린이를 위한 경제지표 해설 한국은행의 정책목표 - 韓 소비자물가

by 덕민강 2022.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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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to The Basics Series_7) 한국 소비자물가

매월 초 발표되는 한국 소비자물가지수는 2010년대 이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글로벌 저물가 현상으로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에서 머물렀기 때문이다. 팬데믹 발생 1년 전인 2019년만 하더라도 한국 소비자물가 연간 상승률은 0.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이 왜 그토록 낮은지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한국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3.8% 상승하며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1월에도 3.6%의 상승률로 한국은행의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일곱 번째로 다룰 지표는 한국 소비자물가이다. 이번 편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한국 소비자물가는 최소 상반기까지는 3%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연간 물가상승률도 3% 이상이 될 전망이다. 2) 물가상승세가 장기화되면서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ummary : 한국 소비자물가는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주요 변수이다

의미

 소비자물가는 가계, 기업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

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있어 주요 변수

 

최근 동향

 장기간 저물가에서 벗어나 1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 중

 상반기까지는 3%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연간으로도 3%대 상승률 기록 전망

 

보고서 및 데이터 확인 방법

 When : 매월 1일 전후

 Where 1. <통계청>에서 월간 보고서 확인 가능

2. <KOSIS>, <ECOS>에서 시계열 데이터 다운로드 가능

 

 

Ⅰ. 정의 및 계산방식

소비자물가지수의 구성

한국 소비자물가지수(CPI : Consumer Price Index)는 매월 통계청이 40개 주요 도시에서 월평균 소비지출액의 1/10,000 이상인 품목들의 물가 동향을 수집해 산출한다. 지난해 말 2020년 기준 지수 개편을 통해 현재는 총 458개(상품 410개, 서비스 148개)의 품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 소비자물가지수는 크게 보건, 교통, 음식 등 소비지출 목적에 따라 분류되는 지출목적별 지수와, 조사대상을 상품과 서비스로 분류하는 품목성질별지수로 구성된다. 국가별로 소비 구조가 다르 기 때문에 CPI를 구성하는 품목별 가중치에도 차이가 있다. 예컨대 한국과 미국의 CPI 가중치를 비교해보면 미국이 한국에 비해 에너지 및 주거서비스의 비중이 높다(도표1,2).

 

 

기조적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

한국 소비자물가도 미국과 같이 헤드라인 물가지수 외에 기조적 물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근원 물가지수가 작성된다. 한국은 기존에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을 발표하였으나 2011년 지수 개편을 통해 OECD가 정한 기준에 따라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를 함께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보다 포괄적인 의미의 근원물가지수라고 볼 수 있다. 지난 미국 소비자물가 편에서 근원물가 이외에도 소비자물가의 장기추세를 파악하는 데 용이한 다양한 물가지표들을 언급하였다. 미 연준을 비롯한 여러 중앙은행들에서 이러한 지표들을 산출 후 공개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물가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기조적 물가지표들을 활용하고는 있으나 데이터를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Ⅱ. 왜 중요한가?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

지난 4번 째 시리즈 미국 소비자물가 편에서 설명했듯이, 물가는 가계의 구매력과 임금 등을 통해 생활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물가 상승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기업들은 인플레이션이 상승해도 수익성을 지킬 수 있지만 가격 전가 능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소비자물가는 물가안정목표제를 실시하고 있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있어서도 주요 변수이다. 물가 외에도 경기 상황이나 가계부채 등을 포함한 금융 상황을 고려하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정책금리의 변화는 물가의 움직임과 거의 동행했다(도표 6). 특히 현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과거보다 그 중요성이 더 커진 상황이다

 

 

Ⅲ. 소비자물가와 금융시장

한국 소비자물가와 금융시장의 변수들간의 관계를 분석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1) 한국 CPI는 주가에 후행하는 경향을 보였다(도표7).

2) 한국 CPI와 국채금리는 가장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도표8).

3) 한국과 미국 간 물가상승률 차이는 원달러환율과 대체로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최근 몇 년 동안 관계가 약화되었다(표 9). 이는 미 연준이 대규모 완화정책 이후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달러 강세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Ⅳ. 최근 한국 소비자물가 동향

10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한국 소비자물가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저물가는 글로벌한 현상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2년부터 2020년 까지 상당 기간 동안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을 지속적으로 하회했으며 그 폭은 미국에 비해 더 컸다(도표10).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 전년동월비 3.8% 상승해 1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올해 1월에도 3.6%의 상승률을 보이며 한국은행의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이후 기조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근원물가 상승률이 반등하며 올해 1월 2.6%까지 상승하였다(도표11). 이는 지난 10년 동안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해야 했던 한국은행이 이제는 반대로 물가를 잡기 위해 나서야 함을 의미한다.

 

 

에너지가격 기저효과에서 출발한 물가상승, 이제는 전방위 확산

최근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품목별로 분석해보면 상품 물가 상승세는 2개월 연속 둔화되었다. 석유류 가격의 기저효과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3-4개월 동안 내구재, 가공식품 등 석유류를 제외한 상품은 오히려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반면 서비스 물가는 2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외식을 중심으로 개인서비스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개인서비스는 전체 소비자 물가 중 30.8%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품목이다. 1월 개인서비스 물가는 전년동월비 +3.9% 상승해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외식 물가는 +5.5% 상승해 1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국 현재의 물가상승세는 초반에는 에너지 가격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지만 최근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 품목 중 전년월비 2%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품목 비중은 지난해 초 저점 이후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도표14).

 

 

3%대 물가상승률 당분간 지속될 듯

3%가 넘는 현재의 물가상승세가 빠르게 둔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초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석유류 가격이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기저효과는 5-6월 이후에야 크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도표15). 서비스 물가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서비스는 상품에 비해 하방경직성이 크고 지속성도 높다. 특히 지난해 11월 위드코로나 시행 이후 야외활동과 관련된 물가상승세가 가팔라진 가운데, 향후 국내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어 경제활동이 다시 활발해질 경우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추가 확대될 수 있다(도표16).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3%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며, 연간 기준으로도 3%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방향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물가상승세가 장기화됨에 따라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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